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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토텐 루시드 드리머
김유진
F
KOREA
21
172cm/68kg


" 잘 자, 꿈에서 만나. "




❊ 기타사항 ❊
[ 라쿠엔 ]
가명이 일본어이다 보니 일본인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는 사실 한국인이다. 일본어는 어느 정도 가능하기도 하고, 그 또한 스스로의 국적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부정도 하지 않아서 당연하게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의심조차 하지 않는데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리가? 그냥 기정사실이 되었다. 애초에 의뢰만 짧게 짧게 진행하기 때문에 그의 곁에 며칠이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활하다 보면 알 것이다. 그에게 한국인의 습관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을…
[ 꿈 (잠) ]
평소에는 7~9시간 정도로 적당한 수면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 데미지를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그 강도에 따라 수면시간의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줄었다 하는 편이다.
일상적으로 받는 스트레스에는 낮잠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그다지 티가 나지 않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힌다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수면시간이 갑자기 늘기 때문에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 가족사 ]
자신을 포함한 다섯 남매이다. 그중 첫째는 실종 상태이고, 셋째는 사고로 사망했다. 그에게 있어서 상당히 데미지가 갈만한 일이었지만, 꽤나 시간이 지난 일이므로 현재에 이르러서는 괜찮아졌다.
두 가지 사건이 있었을 당시 그는 무려 일주일을 넘게 잠들어있었다고. 가족의 얘기를 할 때에도 두 명에 대한 얘기는 의도적으로 피한다.
[ 약한 사람 ]
그는 여러 의미로 약한 사람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전자의 쪽.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소하거나 튕겨내는 방법을 몰라서 무조건 회피하고 본다.
회피를 위한 수단이 꿈(잠)이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무조건 꿈속으로 도망치기 때문에 그의 수면시간이 갑자기 늘어난다면 정신건강의 상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는 것은, 보통 가족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신이 약한 사람인 것을 티 내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수면에 대해 굳이 언급하지는 않는다.
[ 과거사 ]
그가 제일 잘하는 것은 회피로, 괴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언제나 꿈속으로 도망치고는 했습니다.
약속이 틀어졌다거나,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하다거나… 이런 가벼운 것들은 낮잠을 자거나 반나절만 자고 일어나면 충분했습니다. 꿈을 꾸고 나면 이런 사소한 것들은 모두 잊히기 마련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셋째 오빠가 죽었을 때. 그가 자는 시간은 비약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일, 가서는 5일… 말 그대로 죽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사람들은 그가 괴로운 현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 잠으로 시간을 때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반절은 맞고 반절은 틀린 이야기네요.
그는 수면을 취할 때마다 꿈을 꾸었고, 스스로가 컨트롤할 수 있는 꿈속에서 현실보다 달콤한 행복들을 만끽했습니다.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을 때의 상황을 만든다거나, 단 것들을 잔뜩 쌓아놓고 먹는다거나, 이미 죽은 오빠를 다시 만난다거나… 현실에선 절대로 가능할 리 없는 것들이요.
꿈에서는 죽은 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고로 죽은 오빠도, 병을 이기지 못해 죽은 애완동물도.
잠을 자는 것은 괴로운 현실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도 있었지만,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행복한 꿈속에서 더 머무르고 싶었던 것뿐이었습니다.
때문에 괴로운 일이 없을 때에는 평균의 수면시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현실로부터 도망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어찌 되었건 몇 날 며칠을 행복한 꿈만 바라보다 보면 정신은 나아지고, 현실의 절망 속에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강인함이 돌아오기 마련이었습니다. 오히려 꿈과 대비되는 현실에 더욱 절망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에게는 관련 없는 일이네요.
그는 괴로운 일이 생기면 무조건 도망치는 약한 인간이면서도, 자신만의 세계로 도망치며 어찌어찌 버텨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이 버티기에도 급급했던 그가 갑자기 꿈을 통해 타인을 돕겠다며 나서게 되었던 건… 상냥함도 있었지만, 이기심 쪽이 더 컸습니다.
보통 그의 사정을 알게 된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습니다. 도망만 쳐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든가, 결국 꿈이고 환상일 뿐이라든가…
하지만 직접 겪어보면 어떨까요?
소중한 사람이 죽었을 때. 그리고 그 사람을 꿈에서나마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단순히 꿈이고 환상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는 사람들이 꿈에 빠져들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언제나 회피만 하는, 겨우 꿈속에서만 안주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막상 겪어보면 꿈속이 행복하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해주었으면 해서요.
순전히 자신이 이해받기 위한, 그 수단이 타인에게 있어서는 도움으로 보였을 수도 있었겠네요.
꿈은 그에게 있어 낙원이었습니다. 행복하고 즐거우며, 사랑하는 이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는…
그는 프로젝트 발할라가 새로운 낙원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기대를 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지금까지 겪어왔던 것보다 더 괴롭고 힘든 일을 겪게 된다면… 어쩌면 그는 또 자신의 낙원으로 도망 칠지도 모를 일입니다.